환경 울프리카의 경고, 녹아내리는 도로…폭염에 무너지는 도시 인프라
페이지 정보
본문
연일 이어지는 폭염이 울산을 덮치고 있다.
이제는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라는 별명이 울산에도 붙었다.
울산의 도로 곳곳이 마치 녹은 아이스크림처럼 흐물흐물해지고, 노란 차선은 휘어지거나 사라졌다.
일부 아스팔트는 하수구까지 흘러내리며 본래의 형태를 잃었다.
버스정류장에 몇 분만 서 있어도 머리가 지끈거리고, 강아지 산책조차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시민들의 하소연이 이어진다.
이처럼 울산은 '울프리카'라는 신조어로 폭염의 심각성을 실감하고 있다.
이번에 발생한 도로 변형은 '소성변형'이라는 현상 때문이다.
석유를 원료로 하는 아스팔트는 고온에 노출되면 물러지고, 대형 차량이 반복적으로 지나가면 도로가 솟아오르거나 꺼진다.
특히 버스 차고지나 대형 화물차가 자주 다니는 구간에서 심각한 변형이 확인됐다.
울산시는 민원이 집중된 구간의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내부를 보강해 재포장하는 긴급 보수에 나섰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울산의 낮 최고기온은 35도, 대구는 37도까지 치솟았고, 체감온도는 33~35도를 넘나든다.
온열질환자도 급증해 울산 지역만 50명이 발생했다.
바닥에서 올라오는 열기와 밤에도 식지 않는 열대야, 그리고 도로 위의 위험까지 시민 건강과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한편, 과거 대프리카로 불리던 대구는 도시 평균 온도를 낮추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2,300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도시숲 조성, 옥상 녹화, 하늘정원 사업, 도로 표면 온도를 낮추는 클린로드 시스템 등 첨단 기술과 자연 기반 해법을 결합했다.
그 결과 2000년대 이후 대구의 여름 최고기온은 30년 전보다 평균 1.2도 낮아졌다.
도시의 숲은 햇빛을 차단하고, 수분 증발로 열을 흡수해 열섬현상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울산의 도로가 녹아내리는 모습은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라, 기후위기의 경고다.
앞으로 우리는 어떤 도시, 어떤 삶을 만들어가야 할까.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울산의 선택이 주목된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